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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13, 2020

르완다서 아프리카 맛집 '성공신화' 엄소희 키자미테이블 대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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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립도 도울 것…공동체 정신 담긴 게 아프리카 식문화"

르완다서 음식점 낸 엄소희 공동대표
르완다서 음식점 낸 엄소희 공동대표

[엄소희 제공]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현지 청년들에게 기술과 식당 운영 노하우를 전수해 자립을 도우려고 시작했죠. 아프리카 음식의 원형을 지키면서 맛과 영양을 개선한 메뉴로 제대로 된 식문화를 전파할 겁니다."

르완다 수도 키갈리 중심부로 관공서와 오피스 건물이 많은 냐루타라마에 화제의 아프리카 음식 전문점인 '키자미테이블'을 운영하는 엄소희(37) 공동대표의 꿈은 경제적 성공이 아니다.

사회적 기업인 소셜벤쳐로 차린 키자미테이블을 활용해 많은 현지 청년들이 자립하고 나아가 서로 돕는 토양을 만드는 일이다.

지난 5일과 11일에 한·아프리카재단의 '2020 랜선 아프리카카페: 아프리카와의 만남? 맛!남'에 공동대표인 류현정(34) 쉐프와 출연해 아프리카 식문화를 알린 그는 1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 토속어인 스와힐리어로 키자미테이블은 '사회적 밥상'이란 의미가 있다"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데 일조하려고 지은 이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40석 규모의 이 식당은 20여가지 상설 메뉴를 갖고 있고 제철 식자재를 활용해 그때그때 선보이는 메뉴도 20여가지에 이른다.

가격·맛·위생·인테리어 등에서 현지 식당과 차별을 둔 콘셉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개업 1년 반 만에 장관·국회의원·외국 공관 대사·가수·연예인 등이 즐겨 찾는 지역 명소가 됐다. 월 매출도 5천 달러(600만 원)에 이른다.

특이한 점은 직원이 17명에 이른다. 식당 규모나 매출에 비하면 과도한 직원 규모다.

엄 대표는 "많은 청년이 창업하도록 도우려고 수익이 날 때마다 고용을 늘리고 교육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장이나 여행으로 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들이 페이스북·블로그 등 SNS(소셜미디어네트워크)에 올린 음식평을 보면 '기대 이하로 특색 없고 인상적이지도 않다'가 많아 안타까웠다"며 "가정식을 중시하는 아프리카의 음식 문화를 접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음식이 단조롭고 특색 없게 느껴지는 이유가 제대로 된 현지식을 서비스하는 매장이 적어서라는 것이다.

공동체문화가 강한 아프리카는 가족이 모여 함께 먹는 저녁 식사를 가장 중시하고 아침이나 점심은 간단하게 먹는다. 농촌이나 서민층은 대부분 하루에 아침·저녁 두끼 식사만 한다.

그러다 보니 사 먹는 걸 덜 중시한다. 간단히 요기할 정도면 충분한 것이다. 파는 사람 입장에서도 큰돈 내고 먹는 소비자가 없으니 단순한 재료로 적당히 요리한다.

그는 "고급 서양식당과 값싼 토속식당만 존재하는 '음식의 양극화'가 고착된 것이 안타까웠다"며 "한 번이라도 현지인 가정에 초대받아 식사를 해보면 아프리카 음식에 대한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와다 소셜벤처 식당 키자미테이블 직원들
르와다 소셜벤처 식당 키자미테이블 직원들

키자미테이블의 엄소희·류현정 공동대표와 직원들.[엄소희 제공]

현지 출생도 아닌 그가 먼 르완다에서 아프리카 음식을 업그레이드하고 현지 청년을 돕는 이유가 궁금했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그의 첫 직장은 공정무역을 펼치는 '아름다운 가게'였다. 홍보 활동을 3년간 하다 보니 이 방식이 정말 개발도상국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해져 개발협력 NGO(비정부기구)인 지구촌공생회와 코이카의 해외 봉사단에 지원해 케냐와 카메룬에서 4년간 활동했다.

청년·여성의 사회적 자립을 돕는 지역개발 사업을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이 취업이나 창업할 기회가 너무 적다는 점이었다.

2016년 귀국한 그는 코이카의 소셜벤처 교육과정에 지원했다. 여기서 코이카 해외봉사단으로 개도국에서 청년들에게 요리를 가르쳤던 류 쉐프를 만났다. 같은 고민을 하던 두사람은 의기투합해 식문화 보급과 청년 요리인 육성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2017년 사회적기업육성원에서 6개월 과정의 기업가 육성과정을 마쳤고 시장조사를 거쳐 2018년 말에 르완다에 식당을 냈다.

엄 대표는 "아프리카는 사회나 사람이나 모두 후진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진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실제로는 똑똑하고 재능 있고 열의도 많은데 다만 이를 펼쳐볼 사회적 기반이 없을 뿐인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청년들이 자기 꿈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같이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식당을 차리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개업 후 2년째 국내 공익단체인 함께일하는재단의 펀드를 받아서 극빈층 지역의 학교에 매주 영양 도시락도 제공하고 있다.

엄 대표는 "직원들이 받은 급여를 모아 대학에 진학하거나 가축을 사기도 하고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등 자립을 꿈꾸고 있어서 힘이 난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르완다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 귀국해 3개월째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사태가 좀 나아지면서 5월 20일부터 직원들이 자체적으로 식당을 재개장했다. 국경봉쇄가 풀리는 데로 돌아갈 계획이다.

수평적 조직문화를 중시하는 엄 대표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회사를 키워나갈 것"이라며 "이왕이면 요식업 사업가도 많이 배출해 식문화를 선도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포부를 말했다.

르완다 키자미테이블 식당 직원교육과 점심 메뉴
르완다 키자미테이블 식당 직원교육과 점심 메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 자리한 키자미테이블의 직원 교육(사진 좌측)과 점심 뷔페 메뉴 [엄소희 제공]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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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2, 2020 at 03:4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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